▲ 박두웅 편집국장

6.13지방선거도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가 난무하고 지역정가에서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전개하며 선거 판세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실제 데이터는 그럴까?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 보고서를 보면 투표를 반드시 한 유권자 중에 투표 3~4주 전까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가 전체의 60%이었다.

18대 총선에서는 67% 이상이, 17대 총선에서는 70% 이상이 투표일 3주전까지도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 더구나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선 더 높게 나와 기초단체장의 경우 81%까지 선거일 3주전까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왔다.

지방선거는 총선에 비해 정치적 의미가 비교적 적다. 정당과 이념에 따른 선택보다는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의지가 발산하여 정당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그럼에도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유권자들을 보수층 40%, 진보층 20%로 분포되어 있다며 60%의 국민들을 자신들 멋대로 이념적으로 구분지어 놓고 있다. 선거에 나선 후보 진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유권자들은 정치권이 구분하듯 그렇게 이념적으로 나뉘어져 있지 않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거나 자신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한다. 민주당,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진보층, 한국당, 바른미래당을 지지한다고 보수층으로 구분지어 버리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편가르기일 뿐이다.

유권자는 정치권과 정당들이 잘 못하고 있을 때는 그들을 지지하지 않으며, 잘 할 때에는 그들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

선거판의 속설중에 하나가 ‘투표 전 마지막 두 번의 주말에 총력을 다하라’라는 말이 있다. 유권자의 40~50%는 투표를 앞 둔 1주일부터 결정을 하기 시작한다는 조사분석 결과가 이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근거다.

또 한가지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어떠한 홍보 방법에 의해 후보를 인지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지난 선거에서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어떤 홍보 방법에서 결정했는지 그 요인이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결론부터 살펴보면 17대 총선에서 19대 총선으로 올수록(최근의 선거에 가까울수록) ‘가족, 친구, 이웃과의 대화’에서 후보를 알게 되고,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경로가 되었다. 특히 지방선거 기초단체장급 이하 선거에서 선거조직을 통한 구전홍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TV대담, 토론회 및 방송연설 등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유권자들이 TV방송을 통해 꾸며진 후보의 모습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에 더 확신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마케팅 용어로 보면 밴드왜건 효과가 후보를 선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데이터가 있다. 바로 온라인 및 SNS에 의한 영향력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17대 총선만 하더라도 인터넷 운동이 5%까지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후 인터넷 운동과 SNS를 통한 정보는 합해도 많아야 3%를 넘지 못했다. 19대 총선에서 투표 전 조사에서 인터넷 선거운동이 7.8%까지 나왔으나 실제 투표 후 조사에서는 1.2%에 불과했다. SNS는 1%에 그쳤다. 이는 선거에서 ‘SNS는 여론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재확인 시켜주는 결과이며, 또한 SNS상에서 활발했던 논객들이 실제 투표장에 가지 않았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의미 있는 분석도 나왔다.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도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유권자의 연령대가 높을 수록 ‘인물, 능력’에, 연령대가 낮을 수록 ‘정책, 공약’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여기서 ‘정책, 공약’은 궁극적으로는 ‘소속정당’으로 많이 옮겨 갔다. 젊은층의 선택 기준이 ‘정당’이었음을 반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전투표의 효과가 생각외로 크다. 유권자의 선택에 있어 투표 전 3주 이내에 벌어지는 상황을 분석해보면 사전투표의 영향력은 본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 투표 3~4일 전에 이뤄지는 사전투표는 유권자들에게 주변인과의 대화에 쏠리게 한다. 즉 사전투표의 진행과 예상 결과에 따른 후속 구전홍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표일 3주전. 투표일 3주전, 유권자는 아직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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