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人性)이 실력이다

▲ 발행인 류종철

모든 분야에서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별 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결과는 우수하여 많은 경쟁자들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특출 난 능력의 소유자는 학업에서도 많고 스포츠, 예능 분야 등 많은 영역에서도 존재한다.

필자의 주변에도 이런 천재적 능력의 소유자들이 많이 있다. 의학 공부의 특성상 시험기간에 며칠씩 거의 잠을 못자는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한 때에도, 잠 잘 것은 다 자면서 시험 성적은 늘 엄청 우수하여 다른 친구들을 재능의 열등감에 빠지게 하던 친구도 있었다.

스포츠계에도 유망주라고 불리던 많은 인재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들은 고교 시절 이미 국가대표급의 재능을 보여 많은 국민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많은 연봉과 찬사를 받던 재능을 타고 난 인재들이다. 그런 인재들 중 그 능력을 무한히 개발하여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명성을 쌓은 사람이 많다. 우리는 최연소 국가대표를 지내고 분데스리가에 진출하여 차붐을 일으킨 차범근을 기억한다. 또한 야구의 이승엽을 기억한다. 반면 초고교급 스타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차범근을 능가할 것으로 칭송받았으나 만개하지 못하고 일찍 시들어 버린 소위 유망주들의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기억한다. 그들의 좌절이 분명 부상 등 피하지 못한 운명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타고난 재능만 믿고 일찍 찾아온 영광과 찬사에 도취되어 능력의 개발을 도외시한 본인의 책임이 큰 경우도 참으로 많다. 부도덕한 사생활과 예능 등 다른 분야에 도취되기도 하고 금전적 유혹에 빠져 재능을 썩힌 경우도 많이 경험했다.

반면, 고교 시절이나 하물며 대학 시절에도 크게 주목 받지 못하다가 갈고 닦은 실력을 나이 들어 만개하는 소위 대기만성의 스타들도 많다. 그들은 무명의 혹독한 외로움과 이대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이겨낸 진정한 영웅들이다. 물론 주위의 격려와 보살핌도 많았을 것이나 같은 시대의 또래들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기 보다는 묵묵히 자기 자신을 믿고 미래의 희망을 믿은 신념을 나는 존경한다.

그런 자신에 대한 믿음과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은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인성에서만이 가능하다. 나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는 의지와 믿음은 그 나 자신이 누구에게나 나이고, 누구보다도 자신에게는 존귀한 존재이므로 이런 믿음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의 시발점이다. 이런 사람은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본적인 인성을 가지고 있다.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인성이다.

전북현대프로축구단에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던 이재성 선수가 헐값에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소속 홀슈타인 킬이라는 팀으로 이적했다. 많은 사람이 헐값에 그것도 2부 리그 이름도 생소한 팀으로 간다고 할 때 그를 아쉬워하기도 하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고교 시절 무명의 선수였다. 왜소한 체격에 다리 모양도 O자 형태로 첫 인상에는 운동선수의 체형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영특한 두뇌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부단한 노력으로 서서히 만개하기 시작한다. 비록 청소년 대표도 거치지 못했지만 고려대 시절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 대학 대표를 거쳐 졸업하기 전 이미 프로팀에 스카웃되는 성장을 거친다. 그러나 그 정도에 만족할 이재성이 아니다. 지난 시즌 K리그의 MVP를 수상하였지만 항상 겸손하게 최고의 목표를 위해 정진할 뿐이었다. 그는 교만하지 않았다. 그리고 늘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프로리그의 고단함도 있었을텐데 국가의 부름에 한 번도 꾀를 내지 않고 응했으며, 늘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저 체구에서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하는 감탄을 하게 하는 선수, 국내 최고봉에 올라도 늘 더 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우리는 그를 기억한다.

2018년 8월 4일, 이재성의 분데스리가 데뷔전이 있었다. 비록 2부 리그이지만 첫 상대가 명문 함부르크SV다. 함부르크는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후 한번도 2부로 강등된 적이 없다가 올해 처음으로 강등되어 도시가 충격에 빠졌던 팀으로 손흥민 선수가 데뷔한 명문 중의 명문이다. 이재성은 그의 팀 홀슈타인 킬을 위해, 아니 그의 찬란한 축구 인생을 위해 위대한 여정을 내 디뎠다. 2개의 도움으로 팀의 3;0 완승에 일등공신이다.

그 자신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함, 자신과 함께 국가, 팀을 우선 생각하는 이타의 인성이 그의 무한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재능보다는 인성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믿음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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