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신 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교수

오늘도 내 진료실에는 사는 게 너무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은데 내가 죽으면 내 자식이 굶고 버려지기 때문에 눈에 발 펴 차마 자살을 못하겠다고 우는 환자들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그래도 어려울 때 힘이 되는 것이 가족이다. 희망을 잃지 말고 가족을 위해 힘을 내라고 조언한다. 그냥 뛰어 내려라 할 수는 없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달과 최진실 연예인이 자살한 달에는 자살률이 다른 달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모방 자살이 기여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조금 있으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어떤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생활수준을 낮추고 오래 견딜 궁리를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불황의 시기에는 무엇이든지 당장 되는 일이 없다. 인내를 가지고 끈기 있게 버텨야 한다. 가정이 가장 중요하다. 가족의 유대를 강화하고, 배우자, 형제자매, 부모와 서로 협력하라. 낮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가족의 협조가 필요하다.

국가와 정부에 기대하지 말라. 국가는 나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다. 정부가 어떤 약속을 한다고 해서 기대하지 마라. 실망하게 될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믿지 마라. 언론은 항상 좋은 측면, 희망적인 측면을 과장하여 보도하는 태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경제학자들의 말을 의심하라. 대통령의 말도 믿지 마라.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마음 고생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 다른 사람들에게 거들먹거리지 말고 겸손하라. 당신이 겸손하다면 그만큼 당신의 주변에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자녀들에게 검약을 가르쳐라. 사채를 빌리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자살은 가장 많은 경우가 부채 때문이다.

최근에는 투신자살은 극단적인 자살이 늘어난다. 서양에서는 자살을 종교적, 사회 문학적으로 죄악시하거나 수치스럽게 생각하는데 동양에서는 ‘무엇 무었 때문에 죽었다. 누구누구 때문에 죽었다, 오죽했으면 죽었겄나? 등 동정적으로 보거나 책임 소재를 다른 곳에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최악은 아니다. 희망은 있다 희망을 잃지 마라. 만약 당신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도울 줄 알아야 한다. 자살 권하는 사회나 자살이 미화되는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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