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

▲ 서산박첨지놀이 예능보유자 고 김동익 옹

서산의 대표적인 인형극 박첨지놀이 예능보유자 김동익 옹이 별세했다.

서산박첨지놀이는 서산시 음암면 탑곡4리에 전승되는 인형극으로 2000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다. 박첨지놀이는 추석을 전후해 마을에서 연행되는 추석놀이의 하나로 1920년대 후반부터 탑곡4리 마을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다. 박첨지놀이의 유래는 유영춘과 주연산(1903-1993), 김동익으로 이어져 왔다. 탑곡4리 출신인 주연산이 20세 무렵에 인근 운산면 신창리에 나가 살고 있었는데, 당시 강원도에서 이사와서 그 마을에 살았던 유영춘에게서 3년 동안 인형극 연행방식을 배우고 익히고, 이후 고향인 탑곡4리로 돌아 와 마을 젊은이들과 함께 주로 명절 때 연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탄생되었다.

1920년대부터 시작된 서산박첨지놀이의 전승과 연행은 일제강점 말기부터 1953년까지 시대적 상황 때문에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1954년 연희를 복원 거의 매년 추석을 전후에 연행됐다.

서산박첨지놀이는 유랑예인집단인 남사당패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형극이다. 하지만 남사당패의 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다. 그 기원에 있어 외래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역동적이고 주체적인 전승 과정을 거쳐 마을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독특하고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서산박첨지놀이는 인형극과 마을공동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대상으로 인형극을 배워 전승하는 과정에서 서산박첨지놀이만의 특징을 갖게 됐다. 바가지, 소나무 껍질, 칡넝쿨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소박한 인형들, 독특한 주머니형 형태와 주머니인형 조종방식, 서산 방언의 사용, 소경 눈뜨기와 같은 독특한 연행술, 열린 연행자 수급과 여성 연행자의 참여, 목소리 변조기의 소멸, 인형 목소리 연기의 일인일역적 경향, 전승 공동체의 성격에 맞게 변형된 연희 내용 등이 그 특징이다.

 

▲ 제2회 서산시 박첨지놀이 인형극 축제 모습

 

김동익 박첨지놀이보존회장은 평생을 박첨지놀이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산증인 중 한사람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던 김 회장은 16살 때 마을 어르신들의 박첨지놀이 공연을 돕게 된 것을 계기로 그 후 시간은 박첨지로 살아왔다.

김동익 옹은 박첨지놀이의 가장 큰 매력은 통렬한 사회풍자에 있다고 말했었다. 가부장적 사회와 기득권 세력(양반)에 대한 해학 가득한 비판이 수백 년간 서민들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 올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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