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최근 서산시대 산폐장 보도와 관련 사업자 측에서 정정보도 요구와 2천만 원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언론중재위에 청구했다.

핵심 내용은 산폐장 반대 주민과 서산시민단체들을 ‘제3자’로 지칭하고, 언론이 제3자의 주장을 인용보도하며, 표현 전체의 취지로 보아 보도한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고 이 부분이 허위의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결론부터 살펴보면 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포기하라는 법적 수단을 동원한 압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지역의 작은 언론사이지만 그런 압박이 통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서산시대는 서산시민이 소액을 출자하여 만든 ‘시민의 신문’이다. 신문사의 주인이 바로 서산시민이다. 시민을 상대로 그 어떤 권력도 금권도 통할 수는 없는 까닭이다.

물론 서산시대는 보도에 있어 언제나 반론을 펼 수 있는 지면과 인터넷 공간을 제공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윤리강령이 있으며, 공정보도 원칙을 준수한다.

이번 산폐장 관련에서도 수차례 사업자 측과 대화를 요청하고, 입장에 대해 시민에게 알릴 것을 주문해 왔다. 본인 스스로도 소통이 부족하다고 자인하지 않았던가.

이참에 언론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돌아보고자 한다.

언론(言論)이라 함은?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어떤 문제(門題)에 대하여 여론(輿論)을 형성(形成)하는 활동(活動)을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사회생활(社會生活)을 하는데 있어서 서로의 뜻과 생각을 주고받는 전달(傳達)과 교환(交換)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건이 된다.

이렇듯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또는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공표하는 것을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즉, 넓은 의미의 언론(言論)이라고 한다.

이에 각 개인을 대신하여 사회의 현 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分析)하여 일반대중(一般大衆)에게 전달(傳達)해 주는 전문적인 언론기관이나 단체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를 공론화하고 평가하는 것이 매스미디어(mass media), 즉 언론(言論)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언론기관을 두었다. 1401년 태종1년 의정부에 문하부 낭사를 독립하여 사간원을 만들었다. 대간의 언론활동은 첫째「간쟁에 관한 언론」, 둘째 「탄핵에 관한 언론」, 셋째는 「시정에 관한 언론」, 넷째「인사(人事)에 관한 언론」등으로 분류(分類)되었다. 이러한 대간들의 언론 활동 이외에 기능으로서는 첫째「참정기관의 기능」, 둘째「시신(侍臣)으로서의 기능」, 셋째 「법사(法司)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파수견(watchdog)적 기능을 발휘하였다. 또한 우리 조상님들의 언론에 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대목중 하나가 바로 신문고 제도(申聞鼓制度)이다. 1401년 7월에 등문고(登聞鼓)로 명칭을 바꾸어 대궐밖에 17루(樓)에 북을 매달아 놓고 임금에게 상소나 청원할 일이 있는 백성이 북을 치면, 임금이 그 소리를 듣고 직접 처리해 주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 계제되어 있다.

1896년 4월7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탄생되었는데 창간사를 보면 「엄정중립」, 「불편부당주의」, 「만민평등의 민주사상」을 주장하였고 대중의 대변자이며 정부에 대한 비판자임을 천명하였으며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밝혀 주었다.

이와 같이 우리 언론의 선배님들은 온갖 박해와 억압 속에서도 「올바른 논리와 곧은 붓을 꺾지 않으셨으며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역할을 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담보로 그 기개와 의지를 꺾지 않으셨다.」 글자 그대로 바를 정(正), 논의할 논(論), 곧을 직(直), 붓 필(筆)을 기본정신으로 삼으셨다.

오늘날 언론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매스컴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특히 지역 언론은 지방분권시대를 맞이하여 건전한 비판기능을 가진 언론이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본격적인 경영난속에 지자체를 비롯한 취재원에 예속되는 사례가 많고, 지자체 등에서 지원하는 광고와 보조금 사업 때문에 언론 본연의 기능이 자본에 예속되어 정론의 건전한 비판기능의 상실되어가고 있는 현실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이다.

언론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칭찬일색의 논객노릇만 하고 특정인물의 사진 화보를 도배하듯 하고 있어서야 언론본래의 기능인 건전한 정책비판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언론의 사명과 역할은 간단명료하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그 기본을 잊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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